전환사채와 리픽싱부터 구분
전환사채(CB)는 채권자가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채다. 채권으로 남아 있을 때는 원금과 이자 지급 의무가 있고, 전환되면 부채가 자본으로 바뀌면서 신주가 발행될 수 있다. 리픽싱은 주가 하락, 유상증자, 주식배당 같은 약정 사유가 생겼을 때 전환가액을 다시 정하는 장치다.
금융위원회의 현행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23조는 주권상장법인이 전환가액을 하향조정할 수 있는 CB를 발행할 때 이사회가 조정 사유·조정일·구체적 방법을 정하도록 한다. 시가 하락에 따른 조정 후 전환가액은 원칙적으로 발행 당시 전환가액의 70% 이상이어야 하지만, 정관과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구체적 최저가액을 정한 예외가 있다. 또한 시가가 다시 오르면 발행 당시 전환가액 범위에서 상향조정하는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100억원 사례로 전환주식 수 계산
전환사채 잔액이 100억원이고 최초 전환가액이 1만원이라면 전부 전환할 때 가능한 주식 수는 100만 주다. 이후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이 7,000원까지 조정되면 약 142만8,571주가 된다. 사채 원금은 같지만 전환가능주식은 약 42만8,571주, 42.86% 늘어난다.
| 구분 | 전환가액 | 100억원 전환 시 주식 수 | 최초 대비 |
|---|---|---|---|
| 최초 조건 | 10,000원 | 1,000,000주 | 기준 |
| 1차 조정 가정 | 8,500원 | 1,176,470주 | +17.65% |
| 최저 70% 가정 | 7,000원 | 1,428,571주 | +42.86% |
회사의 기존 발행주식이 1,000만 주라고 가정하면 최초 조건의 잠재 신주는 기존 주식의 10%다. 7,000원 조정 뒤에는 14.29%다. 단, 실제 희석률은 ‘신주 ÷ 전환 후 총주식 수’로 계산해야 한다. 142만8,571주가 모두 전환되면 신주의 전환 후 비중은 약 12.5%다.
공시에서 숫자를 찾는 순서
- DART에서 주요사항보고서(전환사채권발행결정) 원문을 연다.
- 사채 총액이 아니라 아직 전환되지 않은 잔액을 확인한다.
- 최초 전환가액, 현재 전환가액, 최저 조정가액을 나란히 적는다.
- 전환청구 시작일·종료일과 보호예수, 매도청구권·조기상환청구권을 확인한다.
- ‘전환가액의 조정’ 문구에서 하향뿐 아니라 주가 반등 시 상향조정 조건을 읽는다.
오버행이 반드시 주가 하락을 뜻하지는 않는다
전환가능주식이 많으면 향후 매물 부담, 즉 오버행 우려가 생긴다. 그러나 전환 시점과 투자자의 매도 의사, 발행자금의 사용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주가에 함께 작용한다. CB 발행대금으로 고금리 차입금을 갚거나 수익성 높은 투자를 한다면 이자비용 감소와 영업이익 증가가 희석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반대로 운영자금 부족을 반복적으로 CB로 메우고, 전환가액 하향조정이 이어지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콜옵션이 집중되는 구조라면 지배력과 기존 주주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더 엄격하게 봐야 한다. ‘CB 발행=악재’라는 한 줄보다 자금 사용처와 잠재주식 증가율을 숫자로 비교하는 이유다.
투자자가 놓치기 쉬운 세 가지
- 발행액과 잔액: 이미 일부 상환·전환됐다면 최초 발행액으로 계산하면 과대평가된다.
- 리픽싱과 실제 전환: 전환가액이 내려갔다고 신주가 즉시 발행되는 것은 아니다.
- 상향조정: 주가가 회복할 때 전환가액을 다시 올리는 조건이 있는지 확인한다.
공시 뒤 매매정지 가능성과 재개 조건은 주식 거래정지 사유 확인법에서 별도로 볼 수 있다.
주당이익 희석을 별도로 계산
순이익 50억원, 기존 주식 1,000만 주인 회사의 단순 EPS는 500원이다. 7,000원 전환가액으로 142만8,571주가 모두 전환되고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무시하면 전환 후 단순 EPS는 약 437.5원이다. 주식 수 증가만으로 약 12.5% 낮아지는 셈이다. 실제 희석EPS는 전환 시점, 법인세, 절감 이자, 반희석 여부를 반영하므로 사업보고서 수치가 우선한다.
전환이 재무상태표에 미치는 효과도 양면적이다. 사채가 자본으로 바뀌면 부채비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기존 주주의 의결권 비중은 줄어든다. 그래서 투자자는 ‘재무구조 개선’과 ‘주식가치 희석’을 하나만 택해 설명하지 말고 동시에 계산해야 한다.
예시의 세금·이자절감은 생략했다. 회사별 실제 값은 최신 분기보고서의 전환사채 잔액과 잠재적 보통주, 희석주당이익 주석을 우선한다. 정정공시가 있으면 최초 공시보다 정정된 조건을 적용한다. 계산표에는 공시 접수일과 보고서명도 함께 기록한다.
최종 수정일: 2026-08-11 · 작성·검수: SEEDROOM 편집팀